어느덧 자취를 시작한 지 5년 차에 접어든 나에게도, 처음에는 옷을 세탁하는 데에 있어 실수가 참 많았다. 흰옷과 컬러옷을 구분하지 않고 무작정 세탁기에 모두 넣고 돌렸다가, 산 지 얼마 안 된 하얀 티셔츠가 파란빛을 띠기 시작하는 걸 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파란 옷과 하얀 옷을 같이 세탁한 게 문제라는 것 그때 깨달은 거지. 또 속옷을 세탁망 없이 돌려서 금방 해져버린 경험도 있었고, 세제를 많이 넣으면 더 깨끗이 빨래가 될 거라 생각해서 과하게 넣었다가 피부 트러블을 겪기도 했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올바른 세탁방법을 익히고 나름의 세탁고수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자취 초보들이 나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세탁 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1. 세탁물 분류하기 : 소재와 색상 구분
세탁의 기본은 옷감의 소재와 색상을 구분해 세탁하는 것이다. 면이나 합성섬유 옷을 일반 세탁기로도 괜찮지만, 니트나 실크 같은 섬세한 옷감은 따로 세탁해야 한다. 웃픈 일화 하나를 또 소개하자면, 정말 아끼는 니트를 무턱대고 일반 코스로 돌렸다가 크기가 줄어버려 입지도, 버리지도 못하고 옷장에 고이 모셔두고 있는 중이다. 또한 흰옷과 컬러옷을 함께 빨면 색이 물드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작은 분류 습관이 옷을 오래 깨끗하게 입는 첫걸음이다. 세탁물 분류만 잘해도 이미 세탁의 기본을 지키는 셈이다.
2. 세제 사용량과 세탁기 설정
세제를 많이 넣는다고 해서 옷이 더 깨끗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정해진 용량보다 과하게 넣으면 세제가 헹궈지지 않고 옷에 잔여물이 남아 피부 가려움이나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세제를 구매할 때 제품 설명을 확인하고, 일반 혹은 드럼 세탁기별로 적정 사용량을 참고해 넣는 것이 중요하다.
세탁기의 설정 역시 중요하다. 모든 세탁을 강한 강도로 설정하면 옷감이 상할 수있다. 섬세한 옷을 손세탁을 하거나 세탁 강도를 약하게 설정하는 게 좋다.
3. 건조와 다림질 :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는 방법
세탁이 끝난 후 건조 방법도 옷의 수명에 영향을 준다. 처음에는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옷을 널거나, 셀프 빨래방의 대형 건조기에 몽땅 넣고 말렸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일부 옷감은 그늘에서 천천히 말리는 게 좋고, 특히 컬러 옷은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색이 바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옷의 특성에 따라 건조환경을 달리할 줄 알아야 한다.
셔츠처럼 구김이 잘 가는 옷은 매번 세탁/수선집에 갈 필요 없이 미니 다리미나 스팀다리미를 활용해 집에서도 관리할 수 있다. 다림질을 할 때는 낮은 온도로 천천히 다리고, 꼭 다림질이 필요한 옷이 아니더라도 가볍게 스팀을 쐬어주자. 훨씬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나도 세탁 고수!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 세탁은 작은 난관처럼 느껴지지만, 몇 가지 기본만 안다면 생각보다 간단하게 옷을 관리할 수 있다. 세탁물 분류하기, 적절한 세제용량 및 세탁기 설정, 건조와 다림질까지 기억해 두면 옷을 더욱 오래 깨끗하게 입을 수 있다. 이 글이 자취 초보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이고, 편리하게 세탁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